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존엄한 마무리를 맞이하고 싶지만, 구체적인 조건과 절차를 몰라 막막하신가요? 많은 분들이 자신 또는 가족의 마지막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2018년부터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 일명 '웰다잉법'은 바로 이런 분들을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이 법은 환자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여, 회생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더 이상 고통스러운 치료에 의존하지 않고,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되찾는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이 글을 통해 연명치료 중단의 모든 것을 명확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연명치료 중단이란?

연명치료 중단이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치료 효과 없이 생명만 연장하는 의학적 시술을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치료를 포기하는 '안락사'와는 명백히 다릅니다. 안락사는 인위적으로 생명을 단축시키는 행위이지만, 연명치료 중단은 자연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모든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통증 완화를 위한 의료 행위나 영양분, 물, 산소의 단순 공급은 환자의 존엄을 위해 중단되지 않습니다. 오직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와 같이 직접적인 치료 효과 없이 임종 과정의 기간만을 연장하는 시술만이 대상이 됩니다.

 

중단 가능한 조건은?

연명치료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법적 요건을 반드시 충족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상태와 명확한 의사 표현입니다. 단순히 환자나 가족이 원한다고 해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첫째,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으로부터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라는 의학적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 이는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악화되어 수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둘째, 환자 본인의 명확한 의사가 확인되어야 합니다. 이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될 수 있습니다. 만약 환자가 의식이 없어 의사를 표현할 수 없고, 사전 의향서도 없다면 평소 가치관에 대한 가족 2인 이상의 일치된 진술과 의사 2인의 확인을 통해 환자의 의사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의사와 환자가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며 상담하는 모습

이처럼 연명치료 중단은 매우 신중한 절차를 거쳐 결정되며, 모든 과정의 중심에는 환자 본인의 존엄성과 자기결정권이 있습니다.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선택하고 싶다면, 건강할 때 미리 의사를 밝혀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연명치료 중단 절차

연명치료 중단 의사를 공식적으로 남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연명의료계획서'입니다. 두 서류는 작성 시점과 주체에서 차이가 있지만, 법적 효력은 동일합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건강할 때 미리 작성해 둘 수 있는 서류입니다. 보건복지부 지정을 받은 등록기관(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기관 등)에 방문하여 충분한 설명을 듣고 본인의 의사를 직접 작성하면 됩니다. 이렇게 작성된 의향서는 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에 등록되어 언제든지 조회가 가능합니다.

 

반면, 연명의료계획서는 말기 또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담당 의사에게 직접 자신의 연명의료 중단 의사를 밝히고 작성하는 문서입니다. 환자 본인과 의사가 함께 작성하며, 환자의 상태와 치료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포함됩니다. 이 역시 시스템에 등록되어 법적 효력을 갖습니다.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하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온라인으로 신청 방법을 알아보거나, 이미 작성한 의향서가 있는지 조회해보고, 필요한 서류를 미리 챙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중단 범위와 제외 대상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했다고 해서 모든 의료 행위가 중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률은 중단할 수 있는 연명의료의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존엄성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중단 가능한 연명의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심폐소생술: 심정지 시 가슴 압박, 제세동 등으로 심장 박동을 회복시키는 시술
  • 인공호흡기 착용: 자발적 호흡이 불가능할 때 기계 장치로 호흡을 보조하는 것
  • 혈액 투석: 신장 기능이 상실되었을 때 기계를 이용해 혈액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치료
  • 항암제 투여: 말기 암 환자에게 치료 효과 없이 고통만 가중시킬 수 있는 항암 치료
  • 그 외 의학적으로 무의미하다고 판단되는 시술: 체외생명유지술(ECLS), 수혈, 혈압상승제 투여 등

반면, 환자의 존엄한 임종을 위해 절대 중단할 수 없는 항목도 있습니다. 통증 완화를 위한 모든 의료 행위, 그리고 기본적인 영양분, 물, 산소 공급은 환자의 상태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이는 환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최소한의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연명치료 중단 가능 항목(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과 필수 유지 항목(영양, 수분, 통증완화)을 비교하는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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